57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며 핑계를 대는 기술
당신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거래처 사무실에 전화를 건다.
"존스 씨 좀 부탁드립니다."
"누구시죠?"
누군가 거만하게 묻는다. 물론 당신의 이름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존스에게 즉시 보고할 만큼 충분히 명성이 높지 않다.
"토미 브랜슨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무례한 말은 계속된다.
"어느 회사에 근무하시죠?"
당신은 꾹 참고 힘겹게 입을 열어 당신 회사의 이름을 말해 준다.
“그런데 무슨 일로 존스 씨를 찾으시나요?” 아이쿠! 이런!!
나는 워싱턴D.C.의 스티브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티브 씨 좀 부탁드립니다. 레일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레일 씨? 곧바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스티브를 기다렸다.
"어쩌죠? 죄송합니다. 스티브 씨가 지금 점심식사 때문에 외출 중 이시네요. 전화 못 받은 것을 스티브 씨도 안타깝게 여기실 겁니다." 나는 맥이 풀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짧은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스티브가 사실은 외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걸까? 그가 전화 받은 사람 바로 옆에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 는 걸까? 아, 이런 의심은 편집증적인 증세 아닌가? 그가 너무 바빠 시간이 없거나 나와 말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던 걸까? 내 전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받지 않은 걸까?
아니, 그럴 리 없다!
나는 내 전화번호를 남기면서 걱정 근심 없는 새끼고양이처럼 행복하다.
분명 나는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면서 적절한 핑계를 댄 것이 분명한 스티브의 술책에 즐겁게 빠진 것 같다.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접 연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더욱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엔 사람을 얻는다.
[출처] 레일 라운즈 지음/임정재 옮김
[사람을 얻는 기술] page 205-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