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만남의 동선을 그려라
06 만남의 동선을 그려라
리처드는 마라톤 마니아다. 그의 꿈은 뉴욕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완주하는 것이었다. 2006년 그는 뉴욕 마라톤대회가 열리기 3주 전, 맹연습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덜컥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다행이 중상은 아니었지만 2주가량 입원해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오랜 꿈은 별 수 없이 유보되는 듯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청명한 9월 하늘 아래 뉴욕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섰다. 그들 가운데 반바지 차림에 커다란 운동화를 신은 리처드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리처드, 자네 미쳤나? 마라톤을 하기엔 아직 무리 아닌가!"
리처드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비록 몸은 병상에 누워 있었지만, 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렸다네.”
“그게 무슨 소리야?"
"하하. 매일같이 침대에서 42.195km를 완주했다는 말일세."
리처드는 마음속으로 뉴욕 마라톤 코스를 달렸던 것이다. 달리면서 마라톤 코스의 주변 풍경을 보았고, 소리를 들었으며, 가장 견디기 힘들어 포기하고 만다는 30km 대 구간에서는 근육이 뒤틀리는 생생한 움직임까지 느꼈다.
어안이 벙벙한 친구들을 뒤로하고 힘차게 출발한 뉴욕 마라톤 대회에서 그는 마침내 꿈을 이뤘다. 기록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활용하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이나 배우자로 맞이하고 싶은 사람과의 모임 등을 갖게 된다. 그런 약속에 앞서 당신은 어떤준비를 하는가?
상대와 약속한 장소가 예전에 한 번도 방문해 보지 않은 곳이라면, 당신은 사전에 그 장소에 가봐야 한다. 직접 몸을 움직여 가든, 마음속으로 가보든 말이다. 그 장소에까지 이르는 교통 편, 그 장소의 특색, 그 장소에서 또 다른 장소로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그에 따른 준비사항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약속한 시간까지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또한 약속 당일 차 안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침착하게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운동선수들이 마음의 평정 속에서 차분하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듯, 중요한 미팅을 앞둔 당신 또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펼치면, 결과는 분명 좋아진다. 이는 스포츠 심리학자들이 밝혀낸 연구 성과이기도 하다. 나아가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빈틈없이 모임을 이끌어나가는 뛰어난 사람들이 즐겨 쓰는 대인관계 노하우다.
달나라로 우주선을 발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발사대에 우주선을 장착하고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기 전에 수도 없이 지상에서 시뮬레이션을 검토한다. 그래야만 우주선이 지구에서 38만4,000km 떨어진 달나라에 정확하게 착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그리고 대체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그 관계를 둘러싼 '분위기' 가 좌우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분위기를 미리 익힌 후 미팅 장소에 나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가운데, 어떤 사람이 더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겠는가!
[출처]레일 라운즈 지음/임정재 옮김 [사람을 얻는 기술] page 3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