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항상 펜을 갖고 다녀라
68 항상 펜을 갖고 다녀라
몇 년 전이었다. 나는 미드웨스턴 주에서 열리 는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했다. 한 초대 손님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몇몇 사람과 열띤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혼자서 카드에 무엇인가 적다가 다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가 다시 뭔가를 적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똑같이 행동을 반복했다. 나는 궁금해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대체 저 사람은 누구일까?
이윽고 그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와 따뜻한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조 스미스입니다."
그는 무엇을 마시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백포도주를 마신다고 말한 다음 좋아하는 술에 대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우리가 말하는 동안 무엇을 그렇게 정신없이 적었냐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몇 분이 지났고, 친구가 눈에 띄었다. 나는 실례한다고 말하며 일어섰다. 그의 부탁에 따라 명함을 건네며 슬쩍 어깨 너머로 그를 살폈다. 그때서야 비로소 알았다. 그는 내 명함에 뭔가를 적고 있었다. 그가 기록한 내용은 다시 나와 만났을 때 그가 활용할 소소한 정보들이었다. 나는 지나가듯 농담처럼 물었다.
“아직 저는 저에 대해서 별로 말한게 없는데, 뭘 적고 계시는 건가요?"
"하하, 당신이 제 호기심에 불씨를 당겼어요.”
활짝 웃으며 그는 내게 명함을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백포도주라고 적혀 있었다. 그는 내게 다른 사람들의 명함들도 보여주었다. 거기에도 깨알처럼 뭔가 적혀 있었던 건 물론이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조에게서 엽서가 도착했다.
“요즘도 백포도주를 즐기시나요?"
충분히 예상한 엽서였는데도 나는 감동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조 스미스는 상원의원이었다. 그가 대통령선거에 나온다면 나는 기꺼이 그에게 한 표를 던지리라 결심까지 했다.
모임에 갈 때는 반드시 펜을 갖고 가라. 그리고 명함을 얻어라. 명함의 뒷면에 상대의 매력과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기록하라. 상대가 자주 가는 식당,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영화, 음료나 술, 가장 존경하는 인물, 성장한 지역, 학창시절 받은 상장이나 크게 웃었던 농담 등을 적어라.
다음에 그를 만났을 때 명함에 적어놓은 것들로 대화를 시작하라.
[출처] 레일 라운즈 지음/임정재 옮김
[사람을 얻는 기술] page 235-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