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쥐를 잡는 기술
79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쥐를 잡는 기술
명예를 잃기보다는 목숨을 끊어 명예를 지키는 일본인들이 있다. 이와 약간 다르긴 해도 목숨을 끊어 명예를 지키려는 욕망을 가진 미국인들이 있다. 이런 미국인은 자신의 명예를 앗 아간 사람이 죽는 꿈을 자주 꾼다.
왜 적을 만드는가? 반드시 거짓말쟁이를 잡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면 누가 무슨 거짓말을 하든 신경 쓰지 마라. 그 다음에 곧바로 그들 을 당신의 삶에서, 그리고 당신이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 주변에서 없어지게 하라.
이와 관련해서 내 여성 고객이 직접 경험한 일을 살펴보기로 하자.
어느 날 그녀는 '스테파니 부인' 이라고 알려진 사교계 명사의 집에식사 초대를 받아 그곳에 갔다. 스테파니 부인의 집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든 예술작품 가운데서도 모든 초대 손님들이 부러워마지 않는 소장품인 파베르제 달걀( Faberge eggs)(19세기 러시아 차르 황실의 보물)이 단연 돋보였다.
그녀는 멋진 샴페인과 식사를 끝내고 몇몇 초대 손님과 함께 잡담을 하며 문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스테파니 부인이 그녀와 동시에 현관을 나서고 있는 한 여성에게 슬쩍 다가왔다.
"제가 소장한 파베르제 달걀에 찬사를 보내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고는 그녀의 밍크코트 주머니에 손을 슬쩍 집어넣더니 매우 값진 달걀 하나를 꺼냈다.
"햇빛이 닿는 데서 이를 보고 싶지 않으셨나요? 이리 와서 같이 보죠. 이 달걀은 밝은 빛을 아름답게 반사시키거든요.”
밍크코트를 입은 도둑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스테파니 부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자신이 잡히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는가를 보기 위해 슬쩍 주위를 살폈다. 나의 고객과 현관의 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사건을 목격했지만 스테파니 부인의 뒤를 따라가면서 짐짓 모른 척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걸음을 걸으면서 도벽이 있는 손님은 스테파니 부인에게 햇빛에 비친 달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 다음에 매니큐어 칠한 손으로 파베르제 달걀을 되찾은 스테파니 부인은 안전한 금고에 그것을 넣기 위해 집으로 들어갔다. 도둑은 재빨리 자신의차에 시동을 걸었다. 스테파니 부인은 도둑질한 손님에게도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춰 돌려보냈던 것이다.
이로써 그녀는 사람들로부터 더욱 깊은 존경을 얻게 되었다. 바로 이 같은 사실이 그녀에게 '초대 손님을 무척 편하게 해주는 파티의 안주인' 이라는 명성을 안겨주고 있었다.
인간관계에 뛰어나고 성공한 사람들은 왜 이처럼 좋지 않은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결코 추문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밑에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손해를 입지 않았다면, 한없이 관대하다. 굳이 잘못을 들춰낼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해서 무슨 이익이 있는지 되묻는다.
성공하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존경을 얻고 싶다면 스테파니 부인 처럼 행동하라.
거짓말하는 것을 알았을 때, 도둑질하는 것을 잡았을 때, 과장해서 말하는 것을 알았을 때, 속임수 쓰는 것을 알았을 때, 직접 대면하지 마라. 도둑을 잡거나 사람의 잘못된 점을 고쳐주는 것이 굳이 당신의 책임이 아니라면, 또 그렇게 함으로써 억울한 희생자를 구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빠져나가도록 그냥 두어라. 그 다음에 그런 사람에게 다시는 시선을 주지 말자고 단단히 각오하라.
[출처] 레일 라운즈 지음/임정재 옮김
[사람을 얻는 기술] page 269-271
